[위창 오세창(葦滄 吳世昌, 1864-1953)의 배관기]
阮堂翁晩年云, 以三千卷金石文字氣運筆. 觀此幀, 雖無款印, 逸致橫 生, 眞有書卷之氣, 溢乎紙上, 益信其言之不誣也. 近有僞鼎百出, 亂押 阮堂印, 不滿識者一笑者, 汗牛充棟, 故此尤可貴耳.
葦滄六十六叟題. 時己巳中庚日雨打蕉牕.
완당옹께서 만년에 이르시기를, “삼천 권 금석문자의 기운으로 운필해야 한다.”라고 하셨다. 이 족자를 살펴보면 비록 관지와 도장은 없지만 빼어난 운치가 물씬 풍기니, 참으로 서권기書卷氣가 종이 위에 흘러 넘쳐 그 말씀 이 거짓이 아님을 더욱 믿을 수 있다. 근래에 가짜 골동품이 무수히 나와 완 당의 도장을 마구 찍어서 식자들의 비웃음마저도 아까운 경우가 무수히 많 으므로 이 족자를 더욱 귀하게 여길 만하다.
위창 66세옹이 쓰다. 때는 기사년(1929) 중복날로 파초가 자라는 창문을 비가 때렸다.
[인문] 吳氏, 蛻窓氏, 老韋印
韓宗伯有陸士衡小柬, 墨色有緑意, 紙亦百雜碎矣. 乃得索靖筆, 始知閣帖所刻陸雲書, 亦後人爲之, 陸更古也.
한종백韓宗伯1) 집에 육사형陸士衡2) 의 작은 편지가 있는데, 먹빛이 녹색 기운이 있고 종이 또한 몹시 바스라졌다. 그 글씨는 색정索靖3) 의 필법을 터득하였으므로 각첩閣帖에 새겨진 육운陸雲의 글씨 또한 후대 사람들이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육사형의 글씨가 더욱 고풍스럽다.
1) 한종백韓宗伯: 명대의 관원 한세능(韓世能, 1528-1598)을 가리키며, 자는 존량存良, 호는 경당敬堂이다.
2) 육사형陸士衡: 서진西晉의 문학가 육기(陸機, 261-303)로 사형은 그의 자字이다. 육조 시대 화려한 시풍의 선구자로 동생 육운(陸雲, 262-303)과 함께 ‘이륙二陸’으로 일컬어 졌고, 《문부文賦》등을 저술하였다.
3) 색정(索靖, 239-303): 서진의 서예가로 자字는 유안幼安이다. 위탄(韋誕, 179-253)에 게 글씨를 배웠으며 특히 초서草書와 팔분八分에 뛰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