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은 분청의 문양을 대표할 만큼 유행했던 문양 소재이다. 대부분
꽃을 중심으로 당초문唐草文이나 절지문折枝文형식으로 그려지지만
때로는 꽃을 생략하고 잎만 과장되게 그리는 경우도 있다. 이 병의 모란
역시 꽃을 생략하고 똑같은 형태의 잎만 반복적으로 그린 것이다. 어깨에
이중연판문대二重蓮瓣文帶를 두르고 밑에도 마치 국화판문대菊花瓣文帶
같은 화판을 둘러서 중앙부의 넓은 문양대를 구획하였다. 넓고 큰 모란잎을
두줄로 꽉차게 그린 후 여백을 박지기법으로 긁어내고 잎맥도 선으로
적당히 표현했는데 선의 배치나 밀도가 적당하여 무리 없이 조화되고 있다.
[수록처]
조선관요박물관, 『조선도자수선』, 2002, 도 92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