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露滿身呼不起 바람과 이슬 몸에 가득 불러도 일어나지 않고 一江流水夢中聽 흐르는 강물 소리 꿈 결에 듣네. 毫生館 호생관 최북은 '붓으로 사는 사람'이라는 호생관의 뜻처럼 자신의 기질을 거침없이 발휘하면서도 높은 화격을 겸비했다. 이러한 최북의 특출한 표현감각이 고스란히 담긴
본 작품은 명대明代 손일원(孫一元, 1484-1520)의 시 <취착醉着>을 화제로 하여 그린 것이다. 어옹은 배에 기대 한가로이 낮잠을 취하고 있고, 주변에 술병이 놓여있어 유유자적한 분위기가 한껏 느껴진다. 바위에 뿌리 내린 나무는 자유분방하게 연출되었으며 나룻배 위의 어옹과 공생하듯 어우러진다. 깎아 질러진 암벽 옆으로 화제와 함께 호생관을 호방한 필치로 적어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기증)하고 있는 <어옹취수도漁翁醉睡圖>를 살펴보면 배를 매어 놓고 술에 취해서 잠든 어부의 모습에서 같은 소재와 호방한 최북의 필치를 엿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소재는 『고씨화보顧氏畵譜에서 실려 있는 구영(仇英, 1498-1552)의 작품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당시 호생관 최북이 화보를 통해 습득한 내용을 그만의 개성있고 과감한 필치로 화폭에 펼쳐낸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