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

칼럼

2026-10-07 10:21

RM x SFMOMA 특별전에서 발견한 한국의 美

방탄소년단 BTS RM이 직접 기획한 전시로 큰 기대를 모은 'RM x SFMOMA'전이 2026년 10월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에서 개최하였다. 그는 평소 미술관 및 박물관과 갤러리를 즐겨 찾기로 유명하며, 국립중앙박물관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유산과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미리보기
미리보기

이번 전시에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RM의 개인 컬렉션 140여 점과 SFMOMA의 소장품을 함께 소개한다. 그의 수집품은 대부분 한국 근현대 작품들이며, 고미술품도 관심 있게 수집하며 정성스레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들어 오고 있다. 윤형근, 박래현, 장욱진, 권옥연, 이응노, 김창열, 유영국, 도상봉 등 한국 근현대 작가 작품과 삼국시대 도기, 고려청자, 조선백자, 조선 후기 추사 김정희의 서예, 겸재 정선의 회화, 조각 등 시대를 거쳐온 우리 옛 고미술품들이 다른 나라 현대작품들과 함께 전시된다는 점이 인상 깊다. 

 

전시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품을 전시하고 수많은 전 세계 관람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박물관 소장 한국미술품에는 백남준, 김환기 작품 등도 공개된다.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던 한국미술품을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미국에서 한국 근현대미술과 한국 고미술품, 해외 현대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특별하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7일까지 이어지며, 세계인들에게 한국미술의 매력을 소개하고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리보기
미리보기

RM은 한국미술품을 수집하게 된 계기가 우리는 고흐라는 화가는 이름만 들어도 모두 알고 있지만, 오히려 한국 미술가들을 잘 알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수없이 많은 작가가 활동하고 작품을 남겼음에도 몇몇 작가만 기억하고,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화가들이 아직 많다는 점에서 이들은 알리기 위해 수집한다고 한다. 최근 한국의 영화, 드라마, 음식, 음악 등 한국문화가 전 세계에 파급력 있게 전파되고 있는 시점에, RM의 미국 전시는 한국 미술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미술은 일제강점기, 6.25전쟁을 거치며 한국의 문화와 예술은 멈춘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오히려 폭풍 같은 시대 속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온 작가들의 작품은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 RM이 좋아한 옛 화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들은 모두 옛 우리 미술에서 영향을 받고 자양분으로 삼아 자신의 예술세계를 이룩한 화가들이다. 한국의 마크 로스코라 불리는 먹의 번짐의 효과를 폭포와 같은 규모가 느껴지는 윤형근의 먹 작업, 단순하고 천진한 민화의 표현과 해와 달, 까치, 집, 아이들 등 소재를 사용하여 아이들의 동심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장욱진의 작업, 조선시대에 금강산 일대를 그린 《해악전신첩》의 화가 겸재 정선이 우리 산천을 직접 보고 새로운 기법으로 그린 진경산수화를 발전시켰다면, 우리네 산천을 보고 자신만의 심상을 기하학적 추상으로 표현한 유영국이 있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Kim JungHee, 1786-1856)는 금석학의 탐구를 바탕으로 강건한 필획과 독창적인 조형미가 공존하는 개성적인 추사체를 발전시켰다. 김정희는 평생 벼루를 10개를 구멍 냈고, 붓 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학문을 수양하였고 서예에 진심이었다. 추사의 초기 글씨는 중국 고전 서예를 탐구하며 학문적인 글씨였다면 말년에는 오히려 꾸밈을 덜어낸 듯한 자유로움이 나타난다.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오히려 능숙함을 넘어선 순수함이 느껴지는 글씨이다.

 

추사 김정희, <소강절의 「하사음」 대련邵康節之何事吟對聯>, 종이에 먹, 각 123.5×29.2㎝.

 

爲欲似千鈞弩 행동은 천균의 크고 육중한 쇠뇌처럼 신중해야 하고,

磨勵當如百鍊金 연마는 백 번 단련한 쇠처럼 갈고 닦아야 한다.

 

북송의 학자 소옹(邵雍, 1011-1077)의 「하사음何事吟」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는 자연 철학을 제창하며 주자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이다. 추사 김정희는 <논서법論書法>에 ‘한예漢隸의 한 글자는 해서와 행서 열 글자와 맞먹는다(漢隸一字 可抵楷行十字)’라고 썼다. 추사가 추구한 새로운 문자 세계는 금석학에 토대를 두어, 서한西漢시대 비석의 모나며 굳세고, 예스럽고 졸박한 고졸함을 구현하였다. 이 대련은 추사 예서隸書의 특징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추사 김정희, <묵란도墨蘭圖>, 종이에 먹, 22x89.5cm

 

추사의 묵란도이다. 오른쪽에는 寫蘭不可有法亦不可無法 筆筆左轉三轉爲妙 ‘난초를 그리는데 있어서는 정해진 법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한 법이 없을 수도 없다. 붓질마다 왼편으로 굴리고 세 번씩 굴리는 것이 묘가 된다.’라는 글을 썼다. 왼쪽 여백에는 묵란을 그렸다.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필선에서 절제의 미와 신들린 듯한 기세가 느껴진다. 

 

이원찬, <호도虎圖>, 종이에 수묵채색, 123.3×49.8㎝.

 

다음 작품은 전시 홍보 포스터에도 사용된 이원찬의 <호랑이>이다. 이원찬(李元粲, Lee WonChan, ?-?)은 이원찬은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이나, 그에 관한 기록은 19세기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8] 편찬된 『고화비고古畫備考』 권51, 「조선서화전朝鮮書畫傳」에서 확인된다. 이원찬의 호랑이 그림은 국립해양박물관, 일본 오사카역사박물관, 독일 베를린 국립아시아미술관 소장품 등 5점 이내로 현전한다. 이원찬 호랑이는 콧등에서 이마로 이어지는 특유의 문양과 백색의 털이 듬성듬성 돋은 눈썹, 둥글게 표현되어 위를 쳐다보는 눈, 두툼한 앞발 등이 특징이다.

 

전시에는 호랑이 그림 외에도 작고 귀여운 동물들이 많아 개별로 표정들을 자세히 찾아보게 된다. 고양이 그림 <묘도猫圖>, 백자 철채 거북이형 연적, 백자 두꺼비형 연적, 강아지형 도우, 나무 기러기 목안 등이 재미있게 전시되어 있다. 특히 목안은 조선시대 혼인한 부부의 화합을 기원하며 나무로 만든 오리인데, 그 생김새가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 목안을 함께 배치하여 연못 위를 유유자적 노니는 모습으로 전시하여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묘도猫圖>, 종이에 수묵채색, 71×20㎝.

이번 전시명은 Between You and Me(너와 나 사이)이다. 관람객과 RM, 수집한 작품과 수집자인 자신, 서양과 동양, 과거와 현재, 개인과 보편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의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국미술의 폭넓은 흐름을 조명하며, 도자, 서예, 회화, 조각 등을 연결한다. 서로 다른 국가의 작품을 함께 배치하여 문화 간 소통의 시간도 마련된다. RM은 ‘I Don't Know, But I Like It'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좋다고 말했다. 재밌고 좋은 전시면 그것으로 되었다는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담긴 젊은 컬렉터 RM의 수집 취향과 미감을 엿볼 수 있는 재밌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
 

글. 마이아트옥션 학예사 송지수

 

<전시 일정>

방탄소년단(BTS) RM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의 공동 기획 특별전

• 전 시 명: 《RM x SFMOMA: Between You and Me》

• 전시기간: 2026년 10월 3일(토) ~ 2027년 2월 7일(일)

• 전시장소: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특별 전시관

(주소: 151 3rd St, San Francisco, CA 94103)

잠시만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