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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경매사 “한국 고미술품 해외 반출을 제한하는 법 개정 시급”
매체사 AuctionDaily  작성일 2023-06-23 조회 수 2451
공지사항 내용

[Korean] 김정민 경매사 “한국 고미술품 해외 반출을 제한하는 법 개정 시급”

Joon Bae Kim

Published on Jun 20, 23

5개 용 발톱이 그려진 백자청화오조룡문호 (제공: 마이아트옥션)

5개 용 발톱이 그려진 백자청화오조룡문호 (제공: 마이아트옥션)

한국 미술품 경매사에 한 획을 긋는 일이 발생했다. 한국과 해외를 통틀어 한국 고미술품 경매액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 고미술 전문 경매업체 마이아트옥션이 지난달 25일 경매에 올렸던 ‘백자청화오조룡문호’가 70억 원에 낙찰됐다. 종전 최고가는 한국에서는 2012년 고서화첩 ‘퇴우이선생진적’(34억 원), 해외에서는 199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철화백자용문항아리’(841만 달러, 당시 기준 약 66억원)였다.

이번에 낙찰된 백자청화오조룡문호는 56cm짜리 대형 백자 항아리로 국보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18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 왕실 권위를 상징하는 5개 발톱을 가진 용인 ‘오조룡(五爪龍)’이 새겨져 있다. 이에 이번 경매는 한국 고미술품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제작된 지 50년 이상 경과한 고미술품의 해외 반출 규제를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백자청화오조룡문호 경매를 진행 중인 마이아트옥션 김정민 경매사 (제공: 마이아트옥션)

백자청화오조룡문호 경매를 진행 중인 마이아트옥션 김정민 경매사 (제공: 마이아트옥션)

최근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고미술/한국화 부문의 잠재적 가치와 시장 확대 가능성도 눈에 띄고 있다. 호시우행(虎視牛行)이 연상될 만큼 조용하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모양새다. 마이옥션아트의 행보도 그렇다. 지난 1분기 한국에서 진행된 69건 경매 중 고미술/한국화 매출액이 23%를 차지한 가운데, 고미술/한국화 부문 낙찰가 TOP10 중에서 7점이 마이아트옥션의 차지였다. 이번 경매 성공으로 마이아트옥션은 고미술 경매 전문업체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매를 진행한 마이아트옥션 김정민 경매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백자청화오조룡문호’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흐트러짐이 없다. 300년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작품은 완벽 그 자체다. 미술품은 무엇보다 아름다워야 가치가 있는데, 이 작품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그에 맞는 위엄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서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그는 작품과 맺었던 오랜 인연도 소개했다. 11년 전 회사에서 연 전시회 대표작으로 이 작품이 선정됐다. 마침 고미술품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던 그가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던 이 작품을 확인 뒤 꺼낸 것이 계기였다. 작품을 본 첫 인상을 지금도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다. “지금보다 감동이 더 컸다. 유약이 전혀 산화되지 않아 반짝반짝 빛이 났고 신기했다. 정말 훌륭한 작품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서울 종로 마이아트옥션 사옥에서 낙찰봉을 들고 있는 김정민 경매사 ⓒ김준배

서울 종로 마이아트옥션 사옥에서 낙찰봉을 들고 있는 김정민 경매사 ⓒ김준배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낙찰을 쉬이 낙관할 수는 없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미술시장은 빠르게 조정기에 접어들었고 경매시장도 위축된 경향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유찰 우려도 나왔다. 위축된 시장에서 유찰되면 작품은 당분간 경매장에 나오지 못할 수 있었다. 모험이었다. 그는 낙찰을 확신하고 경매를 진행했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이 유찰된다면 한국 고미술 시장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이 작품에 관심을 가진 수집가들이 있었고, 아무리 시장이 위축돼도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 기대도 가졌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한국 경매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낙찰 순간이 궁금했다. 작품 시작가는 66억 원이었다. 2억 원 단위로 두 차례 호가가 진행됐고 70억 원에 낙찰됐다. “낙찰봉을 두드릴 때까지 1분 정도 시간을 준 것 같다. 작품에 대한 추가 설명과 함께 한국 고미술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리고 낙찰봉을 두드리는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10년 이상 경매를 진행한 그에게 최고가 거래였다. 느낌이 어땠을까? 그는 “이전에 내가 진행한 경매에서 최고액은 20억 원이었다. 그때도 떨렸지만 이번에는 더 떨렸다.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순간에 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작품 인수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는 좋은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훌륭하고 눈 밝은 소장가로 머지않아 대중에게 알려질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그는 이번 경매의 의미에 대해 한국 고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백자와 항아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문화재보호법의 개정 필요에 대해 역설했다. 현행 법령상 제작된 지 50년이 넘는 고미술품은 정부 확인을 거쳐야만 반출이 가능하다. 그만큼 고미술품의 해외 반출이 제한된 상황이라 해외에 있는 수집가들은 한국 고미술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 “아무리 좋은 작품도 거래가 되지 않으면 값어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해외 거래를 막는다는 것은 값어치를 깎아 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한국 경매 시장은 좁은 우물안에 갇혀 보다 넓은 세계를 만나지 못한다. 법 개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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