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시인 유장경(劉長卿, 709-785)이 지은 시 청탄금(聽彈琴,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두 구를 쓴 작품이다.
古調雖自愛 내 비록 옛 곡조를 참 좋아하지만
今人多不彈 요즘 사람들 대부분 연주하지 않네.
朝鮮滄浪 조선창랑
창랑 홍세태는 1675년 을묘식년시에 역과에 응시, 한학관으로 뽑혀 이문학관吏文學官에 제수되었다. 1682년 30세에는 윤지완(尹趾完, 1635-1718)을 따라 통신사행 자제군관子弟軍官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그는 한시에 대한 재능을 널리 인정받았으며, 비절하고 그윽한 서정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에 특히 능하였다. 또한, 위항문학의 발달에도 중요한 구실을 하였는데, 중인층의 문학을 옹호하는 천기론을 전개하였다. 험준한 산 아래 고사가 멀리 펼쳐지는 산수를 바라보고 있으며, 동자가 거문고를 들고 동자를 향하고 있다. 화면 중앙에 산수와 인물을 배치하고, 주변은 여백으로 처리하여 문인화풍의 면모를 잘 드러나게 화면을 구성하였다. 산수와 인물의 표현은 간략하면서도 힘찬 필력으로 표현하여 그의 화풍이 잘 드러난다. 화면 상단 우측 여백에는 ‘朝鮮滄浪조선창랑’으로 쓰여 있어 통신사행 때 작품으로 사료된다. 홍세태의 회화작품은 현재 전해지는 작품이 거의 없으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산수도> 작품에도 ‘朝鮮滄浪조선창랑’이라 서명된 작품이 전해져, 통신사행 중 제작된 작품으로 본 작품과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참고도판] 홍세태, <산수도>, 종이에 수묵, 국립중앙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