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폭 萬事考付白雲江峑空 錦翁
箕營 貳衙
石橋下達 齋洞謹
책거리는 책가도冊架圖라고도 하지만 책가도의 가架는 나무로 만든 선반을 나타내기 때문에 본 작품은 책거리라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책거리의 거리는 복수형의 의미로 책과 당시 귀중한 기물을 함께 그린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본 작품은 10폭의 병풍으로 이루어졌으며 매 폭은 일정한 구획 안에 책가를 구성 하고 그 앞으로 다양한 기물을 배치했다. 구성 요소들도 일정한 형식을 유지하는데 가구와 빼곡히 쌓인 책, 식물과 동물, 문방구류, 고동기古銅器, 다채자기多彩瓷器 등이 등장하고 있다. 1폭에는 비단 위에 그려진 쌍조도雙鵰圖, 2폭에는 서수형瑞獸 形 문진이 눈에 띤다. 3폭에는 수박과 대모안경이, 4폭에는 서수형 꽃병과 복숭아가 그려졌다. 6폭에는 거북모양의 수석좌대와 연상이, 7폭에는 석류와 산호, 8폭에는 비단 위에 그려진 매화와 자색자기 위에 놓인 참외가 있다. 9폭에는 포도와 산수도 족자가 보이고, 마지막 10폭에는 용면龍面 고동기古銅器를 찾아볼 수 있다. 모든 폭에 다산과 복을 상징하는 다양한 과일과 함께 모란, 연꽃, 패랭이, 매화 등화훼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인다. 또한 보색의 파란색과 노란색을 주로 사용하여 생기와 화사함을 부여하고 있다.
[참고문헌] 민길홍,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형록필 책가도 : 덕수4832 <책가도>를 중심으 로」, 『동원학술논문집』16, 한국고고미술연구소, 2015. 보나장신구박물관, 『우리 그림 이야기, 민화에서 궁중화까지』, 그라픽네트, 2015. 신미란, 「책거리 그림과 器物硏究」, 『미술사학연구』268, 한국미술사학회,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