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 토끼, 말, 공작, 사자, 기린, 봉황, 오리, 사슴으로 길상과 상서의 동물을 주제로 그린 영모화이다. 모든 폭에는 수컷과 암컷, 그들을 따르는 새끼들을 그려넣어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담고있다. 이들 동물 가족을 통해서 가정의 평안을 소망하는 길상의 의미가 엿 보인다. 또한 폭마다 동물들은 나무 아래 배치하고 화사한 꽃들을 곁들여서 장식성을 돋보이게 했다.
학과 대나무와 영지, 토끼와 매화나무와 해당화, 말과 버드나무와 복사꽃, 공작과 불수감나무와 장춘화, 해태와 복숭아나무 불로초, 기린과 감나무와 불로초, 봉황과 오동나무와 모란꽃, 봉황과 유자나무와 작약, 오리와 단풍나무와 국화, 사슴과 소나무와 영지가 그러하다.
고급의 청록 채색으로 산을 표현하고 동물이나 식물을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린 점에서 궁중화원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제작 시기는 배경의 청록산수의 표현을 보아 19세기 전반에 제작된 그림으로 추정된다.
[수록처]
정병모, 『한국의 채색화 05』, 다할미디어, 2021, 도 32.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