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在己丑暮春之初 기축년 늦봄 초에
蘇齋寫 소재 그리다.
[인문] 李聖麟章
우리나라에서 신선神仙을 주제로 한 그림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부터 확인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선도가 본격적으로 발달한 것은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로 그 배경에는 왕실에서의 행사 등에 사용하기 위한 길상화吉祥畵로서의 수요가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신선도는 일종의 종교화로 도교를 그 배경으로 하며 따라서 불교미술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각 신선들의 성격에 따른 일정한 도상圖像이 중요시되고 이들이 반복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조선 중기 이후 신선도가 크게 성행하였고 이들의 형식은 신선만을 그린 단독 형식, 팔선八仙 등을 그린 군선 형식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단독 형식의 경우 배경 없이 인물에 집중한 경우와 산수를 배경으로 신선을 배치한 형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 작품은 인물을 중심으로 그린 단독 형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본 작품에는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앞쪽의 인물은 반쯤 뒤를 돌아 뒤쪽의 인물을 바라보고 있다. 손에는 낫을 들고, 허리에는 호리병을 차고 있는 것이 눈에 띄어 팔선八仙 중 이철괴李鐵拐로 보인다. 이철괴는 팔선 가운데 추하고 괴이한 형상으로 묘사되는 신선이다. 신비한 능력과 노자의
깨우침을 상징하기 위해 추한 외모에 지팡이, 호리병을 든 모습으로 표현된다. 뒤쪽의 인물은 머리를 하나로 묶고 피리를 불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특징은 팔선 중 한상자韓湘子로 추측해볼 수 있다. 한상자는 실존인물로 본명은 한상韓湘이다. 당대唐代의 남양인南陽人이며 자는 청부淸夫이다. 그에게는 눈 깜짝할 사이에 꽃을 피워내는 능력이 있었다는 고사가 전해진다.
[참고문헌] 송혜승, 「朝鮮時代의 神仙圖 硏究」,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학위논문,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