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보이는 호도의 종류로는 좌호坐虎, 새끼를 돌보는 유호乳虎, 산에서 출몰하는 형태인 출산호出山虎의 세 유형으로 나뉜다. 유호의 형식을 보이는 그림은 많지 않은데, 대표적으로는 김득신(金得臣, 1764-1822)의 <송하모자호도>가 있다. 거칠게 부벽준으로 표현된 바위에 뿌리가 박힌듯 묘사된 소나무 아래로 어미 호랑이가 새끼들을 돌보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가운데 어미 호랑이를 중심으로 어미의 등에 매달리거나 뒤에 붙어있는 자세의 새끼 호랑이들과 어미의 꼬리 근처에서 노니는 호랑이를 그려 공간을 구성하였다. 소나무는 상하로 가지가 뻗어있으며 가지를 감싸고 긴 줄기가 아래로 늘어뜨려지기도 하였다.
본 작품은 소나무가 바위 앞으로 위치하여 그림의 상부를 가득 채우고 있으며 우측과 하단의 바위 틈에는 푸른 이끼를 묘사하였다. 김득신의 <송하모자호도> 속 어미 호랑이는 엎드린 자세로 표현되었지만 본 작품의 어미 호랑이는 앉은 자세로 세마리 새끼 호랑이 가운데에 위치한다. 호랑이 네마리 모두 발톱을 드러내었으며 이마와 꼬리, 발 부분은 다른 무늬를 보인다.
[참고문헌]
윤진영, 「조선중·후기 虎圖의 유형과 도상-기년작을 중심으로」, 『藏書閣』28, 한국학중앙연구원, 2012.
[참고도판]
김득신, <송하모자호도>, 조선 18세기, 종이에 채색, 56.5×97㎝, 개인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