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국(金正國, 1485-1541)이 지은 『사재척언思齋摭言』에 실려 있는 글이다.
정승 박원형(朴元亨, 1411-1469)은 관위官位가 정승 지위에 이르러서도 맑고 검소한 것으로 몸을 다스렸고, 그 자제들도 법도 대로 가르쳤다. 아들 찬성공 박안성(贊成公 朴安性, ?-1512)이 관위가 아직 현달하지 못할 때에 그 아버지 생일에 술을 마련하고 헌수獻壽하니, 박정승이 기쁘게 마시며 밤이 이슥하자, 찬성을 앞에 부르고 시를 읊었다.
今夜燈前酒數巡 이밤 등불 앞에서 술이 두어 순배
汝年三十二靑春 네 나이는 서른 둘 청춘이로구나
吾家舊物惟淸白 우리 집안의 구물은 청백일 뿐이거늘
好把相傳無限人 이를 잘 간직해서 길이길이 전하여라.
집안에서 술을 마시는 일이 있더라도 부랑하고 예를 벗어나는 일이 없고, 언제나 경책조훈警責詔訓의 의義가 있으니, 또한 자제를 가르치는 법도가 될 만하다.
此圖署 卽好把相傳無限人 七字也 我先祖文憲公 戒子詩 曰吾家舊物惟淸白 好把相傳無限人 公之壻 尹文孝公 和之 無限人中我亦人之句 今以此署捺 與君者意有所屬云
여기에 찍힌 인장은 바로 ‘호파상전무한인好把相傳無限人’이라는 일곱 글자이다. 나의 선조이신 문헌공 박원형(文獻公 朴元亨, 1411-1469)이 계손들을 가르친 시에 “우리 집안의 구물은 청백일일 뿐이거늘, 이를 잘 간직해서 길이길이 전하여라.”라 한 것이 있다. 공의 사위인 문효공 윤효손(文孝公 尹孝孫, 1431-1503)이 이 시에 화답한 “길이길이 전할 사람에 나 또한 그러해.”라는 시구가 있다. 지금 이렇게 낙관한 것은 군자와 함께하겠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다.
傳家德義 가문에 덕과 의리를 전하라.
七十八歲翁 試病腕 일흔 여덟 살 난 노인이 불편한 몸으로 썼다.
[인문] 好把相傳無限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