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으로 경사진 골짜기에 호랑이와 표범이 거니는 모습이 모두 날쌔고 위엄이 있게 그려진 작품이다. 예부터 표범과 호랑이가 함께 있는 그림은 군자나 대인이 일신해서 훌륭해지는 것을 상징한다. <역경易經>의 <혁괘革卦>에 ‘대인이 면목을 일신하면 그 문채가 빛난다(大人虎變 君子豹變)’라고 하였다. 이 말은 호랑이나 표범이 가을이 되어 털갈이를 하고 일변해서 이름다운 모양을 나타내는 것처럼 정치의 개혁을 단행하는 것을 비유한다. 꼼꼼한 세필로 호랑이와 표범의 무늬를 각별히 잘 묘사하고 수준 높게 마무리한 작품으로 그림의 의미만큼이나 특별한 마음을 담은 작품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