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동체부와 뚜껑에 큼지막한 연화문 3송이를 시문하여 간략하면서도 단
아한 풍미를 가득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조선시대 분청사기의 박
지기법은 주문양 주변의 분을 긁어내는데, 본 출품작은 주문양인 연화문의
분을 긁어내어 문양을 강조하였다. 마치 고려청자의 역상감과 같은 효과를
준 것이다. 뚜껑을 열어 내면을 보면 내저內底에 간략화된 국화문을 중심으
로 정교한 인화문을 여백 없이 정성 들여 시문한 것을 볼 수 있다. 큰 문양으
로 장식한 외면과는 달리 촘촘하고 빼곡하게 장식된 내면은 도공의 의도된
미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조선 15-16세기 짧은 시기에 탄생한 분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도공들의 과감한 개성과 정교한 기술력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수록처]
공아트스페이스,『운룡정상』, 2012, 도 25.
조선관요박물관,『조선도자수선』, 2002, 도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