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점 일괄로 구성된 통형의 청자 잔은 한 점의 잔 받침을 제외하고 잔 받침과 잔 뚜껑이 매우 양호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각 잔의 기면 4곳에는 2중의 원권 안에 국화문이 흑백으로 상감되었고, 원권 밖으로는 당초문이 역상감으로 시문되어 있다.
상감기법象嵌技法은 태토에 무늬를 새기고 백토와 자토로 메워 넣는 장식기법인데, 그중에서도 역상감기법은 무늬의 바깥 면을 파낸 후 백토를 넣어 무늬를 표현하는 기법으로 12세기 고려 도공들의 독창적인 발상에서 나온 고려청자 기술의 최고 궤도이다. 당초문 상단에는 뇌문대가 둘러져 있고 저부에는 연판문이 역상감으로 시문되어있다.
잔 받침과 잔 뚜껑 외면에는 각각 4송이의 국화를 흑백 상감으로 장식하였고 잔 뚜껑 가장자리에는 뇌문으로 돌렸다. 이 모든 문양들은 매우 섬세하면서도 화려하게 시문되었으며 특히 맑은 비색유翡色釉가 매우 고르게 씌워져 있어 상감 효과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고려청자에서 역상감기법이 사용된 대표적인 예는 의종 13년(1159)에 죽은 관료 문공유 (文公裕, ?-1159)묘 출토품에서 발견된 청자대접을 꼽을 수 있다. 이 청자대접의 내면에는 당초문이 역상감되어 있고 외면에는 국화문이 흑백상감으로 시문 되어있는데 이는 본 출품작에 시문된 문양과 유사한 형식으로 제작 시기 또한 유추해 볼 수 있다.
[작품수록처]
조선관요박물관, 『청자의 색色 형形 : 2005 제3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2005), 도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