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장] 元, 千金勿傳
본 작품의 주인공 강절康節과 횡거横渠는 각각 선천학先天學의 창시자이자 신유학의 기초를 세운 북송대北宋代의 철학가로 이름났던 주자학의 선구자이다. 두 인물은 모두 소매가 넓은 푸른색 상의를 착용하고 머리에는 동파건東坡巾을 쓰고 있는 반신상의 형태로 그려졌다. 간단한 복식의 표현에 비해 특히 얼굴의 표현이 주목되는데 주름, 눈썹, 수염의 표현이 세필로 세밀하게 표현하였다. 이로 미루어 보았을 때 필력이 뛰어났던 화가의 솜씨로 짐작된다. 작품에 보이는 인장에는 각각 ‘元’과 ‘千金勿傳’이라 새겼음이 확인된다. 그 중 천금물전은 중국 동진東晉의 왕희지(王羲之, 307-365)가 옛 스승 위부인의 필진도筆陣圖를 읽고 난 후, 자신의 필법에 대하여 적어 자손에게 남긴『제위부인필진도후題偉夫人筆陣圖後』의 끝 구절에 처음 쓰였다. 이는 즉 천금을 준다 해도 남에게 전하지 말라는 뜻으로, 조선의 천재 화가 겸재 정선(鄭善, 1676-1759) 역시 집안과 관련되거나 사적인 그림에는 ‘천금을 주더라도 팔지 말라’는 의미의 ‘천금물전千金勿傳’ 도장을 찍어 둔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