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거리는 책가도冊架圖라고도 하지만 책가도의 가架는 나무로 만든 선반을 나타내기 때문에 본 작품은 책거리라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책거리의 거리는 복수형의 의미로 책과 당시 귀중한 기물을 함께 그린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본 작품은 일반적으로 병풍형식에 구획되어 획일화된 공간에 그려진 것들과는 달리 가로로 긴 장방형의 한 폭을 사용하여 기물들을 조화롭게 유기적으로 배치하였다.
크게는 좌측, 중앙, 우측에 테투리를 짙게 칠한 서책을 배치하고 그 사이로 연화, 파초, 모란 등 화훼와 벼루, 서탁, 필통의 문방구 등 여러 기물을 넣어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느끼게 한다. 하단에는 정면에서 바라본 시점의 서책을 배치하여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은은한 채색을 입히고 곳곳에 짙은 채색을 사용하여 생동감을 더했다.
[참고문헌]
민길홍,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형록필 책가도 : 덕수4832 <책가도>를 중심으로」, 『동원학술논문집』16, 한국고고미술연구소, 2015.
보나장신구박물관, 『우리 그림 이야기, 민화에서 궁중화까지』, 그라픽네트, 2015.
신미란, 「책거리 그림과 器物硏究」, 『미술사학연구』268, 한국미술사학회,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