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회 마이아트옥션 경매

일시
2023-12-07 16:00
장소
마이아트옥션하우스
연락처
02-735-1110 / 9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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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LOT. 001
단원 김홍도, 수월헌 임희지 <죽하맹호도> 상세보기
비단에 수묵채색
91×34㎝
추정가
KRW  
2,500,000,000 - 5,000,000,000
USD  
JPY  
작품문의
T. 02-735-1110 / 9938 F. 02-737-5527 M. myart@myartauction.com
작품설명
산 호랑이보다 더 사실적인, 단원 김홍도의 맹호도                                                                                          이태호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 1745-1806?)는 한국미술사에서 최고의 묘사력을 발휘한 화가이다. 풍속화가로 이름났고, 영조와 정조 임금의 초상을 그렸던 어진화사御眞畫師였다. 김홍도의 기량을 평가할 어진이 전하지 않아 아쉽다. 대신 호랑이 그림들에 단원의 통달한 기량이 넘친다. 이미 잘 알려진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와 임희지의 대나무 그림 아래에 단원이 호랑이를 그린 <죽하맹호도竹下猛虎圖>(개인소장)가 전한다. <송하맹호도>는 단원의 호랑이 그림 위에 그의 스승 격인 문인화가 표암 강세황(豹菴 姜世晃, 1713-1791)이 노송의 일부를 그려 넣은 합작으로 유명하다. 이 호랑이와 비슷한 자세의 <맹호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가 전하는데, 심사정의 작품으로 잘못 후낙한 작품인즉, 이 또한 단원의 솜씨로 추정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죽하맹호도>는 앞서 본 <송하맹도호> <맹호도>에 비해 호랑이의 크기가 작지만, 동작의 위세와 섬세한 묘사가 가장 빼어난 걸작이다. 1995년 ‘단원 김홍도 탄신 250주년 기념전’(국립중앙박물관)에 처음 소개된 듯하고, 근래 2011년 ‘화원-조선시대 화원 대전’(삼성미술관 리움)에 출품되어 주목을 끌었다. 비단 그림의 상단 오른쪽 공간에는 화가에 대한 정보와 화평이 보인다. “세상 사람들이 간혹 호랑이를 그릴 때 개처럼 비슷하게 될까 우려한다. 이 그림은 도리어 진짜 호랑이가 자괴감을 갖게 한다.世人罕畵虎憂狗之似 此幅却令眞虎自愧.”라는 화평과 그 왼편으로 “조선의 서호산인 김홍도가 호랑이를 그리고, 수월옹 임희지가 대나무를 그리고, 능산도인 황기천이 평을 쓴다.朝鮮 西湖散人, 畵虎 水月翁 畵竹, 菱山道人 評.”라고 밝혀놓았다. 능산 황기천(菱山 黃基天, 1760-1821)의 행서체 세필 아래에는 음각도장 ‘황기천인黃基天印’이 찍혀 있다. 김홍도, 임희지, 황기천 세 사람이 어떤 연유로 합작을 하게 되었는지 밝혀져 있진 않다. 우선 수월헌 임희지(水月軒 林熙之, 1765-1820)는 역관으로, 선묘가 간드러지고 개성이 뚜렷한 <묵란도>나 <난죽도>를 잘 그린 화가로 꼽힌다. 임희지는 시인 문사로 인왕산 아래 서촌의 중인층 시인 모임인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의 일원이었다. 1791년 여름 김홍도가 이인문과 함께 임희자가 참여한 시회 모임 《옥계청유첩》에 기념화를 그려준 적이 있어 둘의 친분 관계를 짐작케 한다. 또 김홍도와 황기천의 행적을 뒤져보니, 정조 19년(1795)에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회갑년을 맞아 가진 화성능행 행사 이후 『원행을묘정리의궤』 제작을 위해 설치된 의궤청에 함께 근무한 적이 있었다.(『日省錄』 정조 19년 을묘 윤 6월 28일) 김홍도는 군직軍職으로 그림을 담당했고, 황기천은 의궤 편집을 담당한 낭청으로 참여했다. 이들 교분으로 미루어 볼 때, <죽하맹호도>는 1795년경이나 그 이후 그림으로 여겨진다.                                                                                          화면 하단에는 노란 눈을 부릅뜬 채 위협적인 동세를 취한 김홍도의 호랑이가 금세 눈에 띈다. 황기천의 화평대로 입을 야무지게 다물고 부릅뜬 눈매는 진짜 호랑이가 겁낼 정도로 사실감 난다. <송하맹호도>와 마찬가지로 소리 없이 움직이는 꼬리와 등을 세워 경계를 취한 호랑이의 자세는 생동감 넘친다. 진행 방향과 반대로 고개를 튼 표정은 무어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하고 위세롭다. 동세를 따라 움직이는 가는 세필을 반복한 호피문 표현이 최고 백미이다. 마치 보드라운 잔털의 리듬이 살아 있는 듯, 호피虎皮의 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안면과 배, 엉덩이, 꼬리 등 누런색과 검은색의 호피문 가장자리의 뻐신 흰털 무늬 띠도 유난하다. 서늘한 푸른 그림자를 드리워 더욱 돋보이게 표현했다. 큰 동세와 세필 맛이 빼어난 호랑이 그림과 대조적으로 화면의 상단을 차지한 대나무그림은 빠르고 호방한 필치여서 눈길을 끈다. 임희지가 벼랑에 자란 대나무를 호랑이의 몸색에 맞춘 듯 황록색과 먹색으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통대 한 가지가 위를 향해 뻗어 있고, 수평이나 아래쪽으로 흐른 잔가지의 댓잎 표현들이 호랑이의 동세에 적절히 맞춰져 있다. 대나무의 상단 배치와 그 진한 먹색 맛의 표현이 대담하고 강하여, 근경의 대나무가 자란 언덕 아래로 움직이는 호랑이를 선뜻 발견한 듯한 인상을 준다. 감히 호랑이와 맞설 수 없는 상황이 화폭에 적절히 연출되어 있다. 대나무와 호랑이를 짝지은 죽호도는 당시 일본에서 선호한 소재이기도 하다. 김홍도 앞에 ‘조선’이라고 표기한 것으로 미루어, <죽하맹호도>는 통신사와 관련하여 일본에 건너간 그림으로 짐작하기도 하지만, 그런 내력을 밝혀줄 증거를 찾지 못했다. 한편 호랑이 그림은 본래 궁중의 세화로서 악귀를 막는 벽사의 의미를 지닌다. 여기에 대나무를 조합시킨 점 역시 세화의 상징성을 읽게 해준다. 대나무는 상록과 장수를 뜻하는 길상이기도 하려니와 불 속에서 터지는 소리로 귀신을 쫓아낸다는 축귀벽사逐鬼辟邪의 도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더욱이 대나무는 선비의 절의를 상징하는 사군자의 대표격 소재이다. 또 예리하고 날카로운 호랑이는 군자를 나타내는 영물로도 꼽힌다. 이렇게 보면 <죽하맹호도>는 대일관계 그림이 아닐 가능성도 크다. 오히려 김홍도와 황기천, 그리고 임희지 세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완성한 작품일 법하다.                                                                                          * 이 글은 이태호, ⌜한국미술사의 절정-지난 300년, 백자달항아리에서 수화 김환기 회화까지⌟, 『한국미술사의 절정』 도록(노화랑, 2017)에서 일부를 수정 보완해 옮긴 것임.                                                                                          [참고도판]                                                                                         1. 단원 김홍도, <송하맹호도>, 18세기, 종이에 수묵채색, 90.3×43.8㎝,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2. <맹호도>, 18세기 후반, 종이에 수묵채색, 96×55.1㎝,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작품수록처]                                                                                         국립중앙박물관,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 韓國·日本·中國』,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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