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얼룩 반점을 화면 가득 채운 이 작품은 표피를 묘사한 것으로 표피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표피는 예부터 신하에게 내리는 하사품에 포함되거나, 칙사勅使를 대접하는 예단, 공신초상의 교의交椅에 걸쳐지는 등 특수한 영예를 나타내는 위세품이자 고가의 사치품이었다. 표피는 호피보다 귀하게 여겨지고는 했는데, 이는 궁궐에서 치뤄진 시험의 상품으로 1등은 말, 2등은 표피, 3등은 호피를 하사했다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조선 문인들 사이에서 표범의 아름다운 무늬는 명예와 문사文事를 상징했다고 하며 동시에 벽사辟邪와 액막이의 역할도 겸하였다. 표피도는 그 무늬를 묘사하기가 상당히 어려워 그림에 능숙한 화가가 아니고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고 전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소장했던 귀중한 그림에 속하며 현존하는 작품의 수량도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