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 문신이었던 정포(鄭?, 1309-1345)의 개인 시집이다. 청주 정씨의 현조인 정포는 충숙왕 13년(18세)에 진사시에 합격한 뒤 좌사의대부를 지냈으나 34세에 형인 정오鄭䫨와 함께 중국에 가서 왕제王弟를 도우려 한다는 모함을 받아 형은 영해寧海에, 자신은 울산蔚山에 각각 유배流配된다.
그 이듬해 여름에 그는 안동安東으로 형은 청읍淸邑으로 이배移配된다. 유배에서 풀려나서는 중국으로 가 벼슬할 뜻이 있어 연경燕京으로 갔다. 원元나라의 승상丞相이 추천하여 등용하려고 하였는데, 병이 들어 이듬해에 3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시와 글짓기에 뛰어났으며, 글씨로도 이름이 높았다.
이 시고에는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과 지정至正 임인년(1362, 공민왕 11)에 목은 이색牧隱 李穡이 쓴 서序가 있었다. 반면, 보물로 지정된 책에는 두 분의 서문 등 6면이 누락되어 있다. 이 책은 권2 부분이 없지만 서문序文 부분이 남아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보물로 지정된 책은 고려 우왕(禑王, 재위 1374-1388) 2년(1376)에 안동도호부사安東都護府使인이방한李邦翰에게 부탁해 2권 1책의 목판으로 간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