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폭의 상단에는 포도와 관련된 한시와 고사가 적혀 있어 당시 소장자의 격조가 느껴진다.
[3폭] 具邱谷中有葡萄 구구具邱의 골짜기에 포도葡萄가 있다.
世傳王母遺種 세상 사람들은 서왕모西王母가 씨를 뿌렸다고 전한다.
沙門曇枯以枯蔓爲杖 而還植之遂活 사문沙門 담소曇霄가 마른 넝쿨을 지팡이로 짚고 돌아와 심었는데 마침내 살아났다.
高長數仞 仰若?蓋焉 높이가 몇 길이나 자라서 쳐다보면 마치 휘장과 같았다.
時人謂之草龍珠帳 당대 사람들이 이를 초룡草龍의 구슬장막이라고 말하였다.
[5폭] 昌黎詩曰 당唐의 문장가?시인 한유韓愈의 시 ‘포도葡萄’에 若欲滿盤堆馬乳 ‘쟁반 가득 마유馬乳*를 쌓고 싶다면 莫辭添竹引龍鬚 대나무를 가져다가 넝쿨* 끌어주는 걸 막지 마시게.’ 하였고 王十朋詩 水晶馬乳薦新秋 송宋의 시인 왕십붕王十朋의 시 ‘포도’에는 ‘수정 같은 마유가 초가을에 열렸네.’라 하였다.
果譜之寫眞 과보果譜*에는 그 진면목이 그려져 있다.
*마유馬乳: 포도의 이칭이다.
*넝쿨: 원문의 용수龍鬚는 포도나무의 넝쿨을 뜻한다. 포도 넝쿨의 새순이 용의 수염같이 생겼으므로 한 말이다.
*과보果譜: 명대 문인 호정언(胡正言, 1584-1674)이 펴낸, 花? 果, 鳥? 蘭, 竹? 梅, 石 등의 판화집 ‘십죽재서화보’ 속에 있는 한 책이다. 이 화보는 묵화보墨華譜? 과보果譜? 영모보翎毛譜? 난보蘭譜? 죽보竹譜? 매보梅譜? 석보石譜 등 8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6폭] 吳澄詩序書一句 원元의 시인 오징吳澄은 시서詩序에 한 구절을 썼고 溫庭筠紫櫻桃云 당唐 시인 온정균溫庭筠은 붉은 앵두紫櫻桃*라고 하였네. ?然齒頰出寒? ‘차가운 포도*로 입안*이 시원해졌네*.’란 구절*이 있으니 眞畵精神 참으로 정신을 그린 것이네.
*붉은 앵두紫櫻桃: 온정균은 ‘포도는 하사하신 붉은 앵두이다葡萄是賜紫櫻桃.’라고 하였다.
*차가운 포도: 원문의 ‘수酥’는 ‘연유 소’, ‘연유 수’이다. 연유煉乳 또는 술의 딴 이름(참고: 酥兒 酥乙)로 쓰인다. 앞 폭에서 마유馬乳를 포도로 읽었으므로 여기서도 포도로 읽는 것이 리가 없을 듯하다.
*입안: 원문의 치협齒頰은 원래 이와 볼이라는 의미이다.
*시원-: 원문의 ‘영연?然’은 맑고 시원한 모양이나 소리가 깨끗한 모양을 뜻한다.
*구절: 이 한 구절의 시는 오징吳澄의 시 ‘跋牧樵子蒲萄’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