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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와 무명지無名指

2021.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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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와 무명지無名指

 

과거 KBS TV 쇼 진품명품에 안중근 의사의 글씨 한 점이 나와 화제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힘이 느껴지는 '敬天(하늘을 우러르다)' 이라는 글씨 옆에 경술년(1910) 3월 뤼순 옥중에서 대한국인인 안중근이 썼다(庚戌三月於旅順獄中大韓國人安重根 書)고 적혀있습니다. 그 아래는 무명지(네 번째 손가락)가 없는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이 찍혀 있는 작품이었지요. 옥중에서 돌아가시기 직전 쓰신 글씨로 높은 감정가가 나올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감정가는 '0'원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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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진품명품 739회에 소개된 안중근 의사의 <敬天>.

진품명품 사상 역대 최저가인 '0'원을 기록했다.

 

 

'0'원으로 평가된 이유는 다름아닌 "감히 이 작품에 값을 매길 수 없다"고 평가하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감정단은 이에 안중근 의사의 글씨, 더군다나 옥중에서의 마지막을 앞두고 쓴 이 글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평가하였고, 이에 진품명품 사상 역대 최저가를 기록하게 됩니다.

 

안중근 의사의 무명지는 손가락의 첫 마디가 끊어진 상태로 일제강점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1910년 직전,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직접 끊어낸 것입니다. 1909년 2월 9일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 사이 부근에서 태극기를 펼쳐놓고 왼손 무명지를 자른 안중근 의사는, 무명지를 잘라 나온 선혈로 태극기 앞면에 '대한독립'을 쓰고 대한민국 만세를 세 번 불렀다고 합니다.

 

이 손가락과 혈서로 적힌 대한독립은 안중근 의사와 함께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칠 각오를 했던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 소속의 백규삼의 집에 보간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그 유해와 글씨의 자취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숭고한 뜻은 광복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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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마이아트옥션 온라인 경매 LOT65.

안중근 의사 사진 우편엽서, 14×9㎝

 

 

본 10월 마이아트옥션 온라인 경매에 출품된 오래된 사진 엽서 속에는 안중근 의사의 존영과 함께 그의 무명지가 고스란히 찍혀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이토공(이토 히로부미)을 암살한 안중근, 한국인은 예로부터 암살의 맹약을 하고 무명지를 절단하는 풍습이 있으며 (이는) 오른손을 촬영한 것"이라는 글이 쓰여 있습니다. 이 왜곡된 글은 안중근 의사를 폄하하기 위해 일제가 쓴 것이며 그 엽서의 제작 배경 역시 역시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로 부각하기 위해 발매한 것입니다. 그러나 일제의 의도와는 달리 이 사진은 안중근의 사상을 숭모하는 이들 사이에서 급속하게 퍼지게 되었고, 이에 일제는 엽서 발매를 금지하고 압수하였다고 합니다. 하얼빈 의거 110년이 훌쩍 넘은 오늘날. 안중근 의사와 그의 무명지가 담긴 사진 엽서를 통해 오늘날을 만들어 준 독립운동가 분들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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