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陽寺 정양사
謙齋 겸재
[인장] 元白
‘정양사正陽寺’는 내금강의 대표 사찰 가운데 하나이다. 금강산의 주봉인 비로봉으로부터 내려오는 금강산의 정맥에 위치한 사찰로, 특히 정양사의 누각인 혈성루歇惺樓와 그 앞쪽의 천일대天逸臺는 내금강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망대로 이름나있었다. 때문에 조선시대 많은 문인들은 이곳에서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기도 하였다.
본 출품작을 그려낸 정선 또한 능숙한 솜씨로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자 하였다. 특히 구름으로 뒤덮인 전경을 바탕으로, 토산의 부드러운 모습을 둥긋한 산의 형태로 잡아내고 그 위에 뾰족한 소나무를 그려 넣어 지루함을 달랜다. 주제인 사찰은 좌측으로 배치하고 가장 높은 산으로 이를 품었다. 이 산의 표현은 정선 특유의 붓을 뉘어 찍는 미점米點으로 빽빽하게 처리하여 시선을 집중시킨다.
본 출품작 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정양사도>가 각각 현전한다. 전자의 경우 화면이 부채꼴로 주 경물인 정양사뿐만 아니라 정양사에서 바라본 금강내산 전경을 담아내려 한 듯 전경도全景圖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후자의 경우 정선의《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에 실린 여러 작품 가운데 하나로, 미점을 조밀하게 찍어 정양사를 둘러싼 산을 표현하였고, 천일대와 금강대 사이에는 운무를 표현해 경물 간 거리감을 잘 나타내고 있다. 세 점 모두 정양사와 그 근경처리의 표현은 매우 유사성을 띠나 전체적인 구도와 주제를 제외한 배경처리가 달라 작품감상의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