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고송유수관도인 이인문(古松流水館道人 李寅文, 1745-1821)이 그리고, 자하 신위(紫霞 申緯, 1769-1845)가 글을 써 합작으로서 그 가치가 높다. 하늘을 날고 있는 용이 화면 중앙을 차지하고 그 주변에는 검은 구름이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용은 발톱이 날카롭게 묘사되며 구불구불한 몸을 말고 있다. 눈빛이 인상적인 사실적인 용의 얼굴 표현과 짙고 옅은 구름의 풍성한 표현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이인문의 용 그림은 구름 속을 유영하는 용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묘사한 것이 특징적이다. 특히 먹의 번짐을 통한 발묵潑墨과 파묵破墨이 돋보인다. 대부분의 용 그림은 기우제祈雨祭에 사용하기 위해 그린 것으로 생각된다. 이인문의 용 그림은 많은 수는 아니지만 화원화가로서의 기량을 살필 수 있는 작품이다. 이인문의 화풍은 맑고 투명한 담채의 효과, 여백의 멋을 살린 절묘한 구성 등을 특징으로 서정적인 감흥이 넘치는 표현을 보여준다.
작품의 우측 하단에는 신위가 쓴 시가 전한다. 이는 그림의 소재인 용과도 연관되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夏月雨慳 忽披見此圖 不覺爽然 一快也
여름철에 비가 잘 내리지 않았는데, 문득 이 그림을 펼쳐서 보니 시원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霞道人 하도인
[인문] 李寅文印, 申緯之印, 漢叟
신위는 19세기 전반 한국 한시漢詩의 흐름을 주도한 시인이다. 신위는 김택영(金澤榮, 1850-1927)으로부터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로 평가받기도 하며, 조선 후기와 말기에 걸쳐 두드러진 활동을 하였다. 또한 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와 화론을 수용하여 문인화를 크게 유행시키고 토착화하는 흐름을 주도하기도 했다.
[참고문헌]
김소영, 「고송유수관도인 이인문 연구」, 명지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학위논문, 2015.
조미엘, 「紫霞 申緯(1769-1847) 書畵硏究」,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화재학협동과정 석사학위논문,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