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송대 구양수(歐陽修, 1007-1072)의 시를 쓰고, 세로로 긴 구도에 넓게 비운 하늘 중심에 뜬 밝은 만월을 그린 부월도浮月圖이다. 본 작품이 그려진 1846년, 혜산 유숙(蕙山 劉淑, 1827-1873)의 대표작 중 하나인 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 <대쾌도大快圖>가 그려졌다. <대쾌도>는 성벽 앞을 배경으로 씨름을 하는 젊은이들, 구경꾼, 장사꾼 등의 인물의 다채로운 묘사가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본 작품은 이와는 정반대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표현하며 고요한 한 밤중에 한 여인이 부채를 들고 돌다리를 건너며, 그 아래 오리들이 노닐고 있다.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다룬 유숙의 능숙한 솜씨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浮月圖 부월도
浮雲吐撼月 뜬구름 밝은 달을 토해서 내니
流影玉階陰 달 그림자가 섬돌에 드리웠네
千里雖共照 천리 먼 곳까지 다 비춘다지만
安知夜夜心 밤마다 시름겨운 이 마음을 알랴?
蕙山寫 혜산 그리다.
[인문] 蕙山, 劉淑之印
[참고도판]
혜산 유숙, <대쾌도>, 104.7×52.5cm, 종이에 수묵채색,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