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선생문집[참고도판]에 실린 두 편의 시
「의령의택동헌운宜寧寓宅東軒韻」,
「전의령오공죽재前宜寧吳公竹齋」
「의령의택동헌운宜寧寓宅東軒韻」
雨中梅蕊落瓊英 비가 내려 매화꽃 점점이 떨어졌는데
誰借長空繫日纓 누가 저 하늘에 긴 줄로 해를 동여맬까
鳥爲喚人啼更款 새는 사람 향해 더욱 애절하게 노래하고
花因欺暮暗還明 꽃은 밤중에도 도리어 대낮인 듯 속이네
蒼苔院落春岑寂 이끼 낀 뜨락엔 이봄에 더욱 적막하고
碧草池塘水滿盈 봄풀 돋은 연못엔 못 물이 가득하네
客裏情悰誰會得 나그네의 이 느낌을 뉘라서 알아주랴
頹然一醉臥前榮 무너지듯 취해서 툇마루에 누웠거니.
「전의령오공죽재前宜寧吳公竹齋」
碧玉千竿匝翠微 벽옥같은 대나무 가득 집을 감쌌는데
淸風六月灑窓扉 유월의 맑은 바람 집안에 가득한 걸
退閒高臥無餘事 물러나 편안히 계시니 시름 없는데
滿壁圖書自繞圍 방안엔 도서들로만 그 기운 감돌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