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겸재다!!!
1.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 하면,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가 떠올려진다.
그 크기가 작아도 보석같은 작품을 만날 때가 있는데, 바로 겸재 정선이 해산정海山亭을 그리고, 원교 이광사(圓嶠 李匡師, 1705-1777)가 제시하여 합벽合壁한 작품 한 점의 사진이 입수되었다.
그야말로 보석 중에 보석이었다. 손바닥만한 화면에는 우측 상단부에 해산정을 단정하게 그려놨으며 뒤로는 금강산의 암벽이 흰색으로 예리하게 묘사되어있고, 전경으로는 칠성암七星庵이 또렷이 배치되어 마치 큰 그림을 보는 것처럼 눈이 아래위로 계속 움직이는 경험을 하였다.
물론, 사진만 봤음에도 <사공도시품첩司空圖詩品帖>처럼 겸재 정선의 Masterpiece에 원교 이광사가 글을 더하면 금상첨화라는 말만이 떠올려질 뿐이다.
해산정은 강원도 고성에 있던 정자이다. 오산 차천로(五山 車天輅, 1556-1615)의 『오산설림五山說林』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고성에는 예로부터 명승지가 없었는데, 1566년 아버지께서[이재 차식(頤齋 車軾, 1517-1575)] 고성 군수로 부임하시고 그 다음 해인 1567년에 거친 땅 중에서 절승지를 얻어 평평하게 고르고 닦아 정자를 지었다.”
서쪽으론 금강산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바다에 가까이 임하였다. 석봉 한호(石峯 韓濩, 1543-1605)는 거기다가 큰 글씨로 해산정이라고 썼다.
참고로 겸재 정선의 해산정 작품은 아직 입수하거나 실견하지 못하였다.
2.
흩어진 고미술을 우연하게 다시 짝을 찾는 건 꽤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다. 무심코 열심히 일하다 보면 이러한 일들이 생기곤 하는데, 종종 나에게 오는 선물처럼 기쁜 일이다.
겸재 정선의 해산정 작품과 본래 같은 화첩이었던, <낙산사도洛山寺圖> 1점이 작품위탁과정에서 발견된 것이다. 임호 홍만적(臨湖 洪萬迪, ?-?)의 낙산사 시를 원교 이광사가 제시하여 합벽한 것까지 겸재 정선의 그림과 함께 2점 모두 형식이 완벽히 일치한다. 유치원생이 보더라도 2점은 원래 한 첩이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현재는 2점 모두 파첩되어 액자로 다시 꾸며져 있고 그 보존상태가 아주 훌륭하다.
현재 낙산사의 모습은 수차례 화재로 인해 소실되어 그 원형을 잃어버린 형태이다. 하지만, <낙산사도>는 겸재 정선 당시 낙산사 모습 그대로 그려져 있다. 왼편의 낙산사와 그 터가 그려져 있고 우편에는 파도가 멋들어지게 그려져 있고 바다 위의 태양은 수줍은 듯 당당하게 저 끝에서 희망이라고 외치듯 달려있다.
설명이 더 필요 없다. 우리는 2폭을 제외한 또 나머지 작품들을 찾아내겠다는 생각이 이미 앞서있다.
3.
2023년 5월 15일부터 시작되는 제48회 마이아트옥션 프리뷰에서 겸재 정선이 그리고 원교 이광사가 제시하여 합벽한 <낙산사도>를 감상하는 안복安福을 누리시길 바란다.
우리 임직원들에게 두 점의 작품 중 어느 작품이 더 좋으냐는 뿌듯한 대화로 나에게 주어진 선물을 만끽하고 있다.
- ㈜마이아트옥션, 대표 공상구
[참고도판]
1. 겸재 정선, <낙산사>
2. 겸재 정선, <해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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