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의 무병장수와 만수무강을 기원-無病長壽 萬壽無疆-
<지영단전십장생_십장생도 10폭 병풍>, 비단에 채색, 102.5×386㎝
십장생도는 장수 상징물에 ‘상서’, ‘많음’, ‘충만’, ‘무한’, ‘영원함’ 등의 의미를 결합하여 불로장생을 염원하는 그림이다. 고려 시대부터 궁중과 상류계층에 의해 사용되었으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왕이나 왕세자의 가례, 대왕대비나 왕비를 위한 수연壽宴과 같은 왕실의 중요 행사에 십장생도를 사용했다.
10폭으로 연결된 <지영단전십장생_십장생도10폭병풍>은 ‘해, 구름, 학, 소나무, 영지, 바위, 사슴, 거북이, 물, 대나무’의 10가지 소재로 그려졌다. 66송이의 영지, 8마리의 사슴, 4마리의 학, 2그루의 소나무, 2마리의 거북, 이러한 짝수 및 배수의 균형은 우주의 조화, 일상세계를 초월한 장생불사의 장소인 심산유곡深山幽谷 속 선계仙界 그 자체이다.
본 작품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66송이의 영지가 돌과 언덕 등 화면 전반에 뒤덮여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십장생도에는 양쪽에는 복숭아나무가 배치되어 있고, 화면 중앙부에 소나무가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본 작품은 우측편에 소나무 2그루를 배치하고 물가의 풍경을 시원하게 확장시켰고, 복숭아나무를 제외하고 66송이의 영지를 화면 가득 배치하여 불로장생의 염원을 더욱 강하게 담아내고 있다. 예로부터 66세는 미수美壽를 뜻하며, 66송이의 영지가 그려진 십장생도는 현재 오리건대학교 조던슈니처박물관 소장의 <십장생도>에서 그 예를 확인할 수 있다.
오리건대 소장의 <십장생도>는 2폭에는 1879년(고종 16), 여섯 살의 왕세자(후에 순종純宗이 됨)가 천연두에 걸렸을 때 치료를 맡았던 의약청 관리들의 명단이 쓰여 있다. 당시 왕통을 이을 세자의 안위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안이었고, 순종의 천연두 회복에 대한 고종의 근심이 매우 컸을 것이다. 고종은 순종의 천연두 회복을 위해 치료에 참여했던 영중추부사領中樞府事 이유원 등 14명의 관리들을 위해 <십장생도>를 제작하게 되었고, 그 중 이 병풍은 1920년대 테일러 상회를 통해 오리건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하게 되었다.
개인소장의 <지영단전십장생>과 오리건대학교 소장의 <십장생도> 두 작품 모두 십장생도의 소재 중 가장 많은 수의 영지를 배치하여, 무탈하게 무병장수를 누리길 기원하는 의미로 특별 제작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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