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의 형태를 빚어 만든 다음 세부를 조각한 연적이다. 거북의 생김새는 마치
비석을 받치는 귀부龜趺와 유사한데 몸이 둥근 유선형으로 미끈하고 등이
볼록하다. 입에는 작은 주구注口를 내었으며 등에 공기구멍을 뚫었다. 거북의
이목구비와 발톱, 등딱지의 윤곽과 같은 것은 단순화시키고 생략하여 굵고 가는
음각으로 표현하였으며 등에는 철화를 써서 귀갑龜甲문양을 그려 넣었다. 회색을
띠는 태토에 푸른 색이 짙은 투명유를 씌웠으며 유면에 비친 태토의 질감은 다소
거칠지만 표면에 풍부한 광택이 있다. 편평한 바닥에는 유약을 닦아내고 회갈색
모래를 받쳐 구웠다.
연적의 굽 바닥에는 철화로 '甲山 安○○'가 쓰여 있다. 갑산甲山은 함경도에
위치한 곳으로 함경도에 거주하였던 소유자 또는 주문자 안安모씨의 이름이 쓰여
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수록처]
조선관요박물관,『조선도자수선』, 2002, 도 77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