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사의 의미를 가지는 호랑이는 세화의 소재로 자주 그려졌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까치 호랑이 외에도 이처럼 호랑이 가족이 그려진 그림이 수 점
확인된다[참고도판]. 화면 왼편에는 기울어진 소나무가 가지를 길게 뻗고
있고 그 옆에는 해가 떠있다. 아래에는 꼬리를 치켜들고 척추를 한껏 세운
호랑이가 당당한 기세를 취하고 그 주변으로 세 마리의 새끼호랑이가 함께
어울려 놀고 있다. 이러한 그림은 명나라의 <유호도乳虎圖>의 도상이 조선
민화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며 세 마리의 새끼 호랑이 중 한 마리는 표범으로
그려졌는데, 이는 '虎生三子 必有一彪'라는 중국의 속담을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윤열수,『민화 호랑이』, 가회민화박물관, 2021.
최경국,「중국 유호도(乳虎圖)의 한일 양국의 수용양상」,『일어일문학연구』
제74집, 한국일어일문학회,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