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금고는 뒷면이 넓게 뚫린 기본 형식과 뒷면의 구연이 확장되어 공명구供鳴口가 좁아지는 형식 그리고 앞뒷면이 모두 막혀 측면에 열구식 공명구를 뚫은 형식이 있다.
본 출품작은 공명구가 좁아지는 형식을 따르는데, 중앙 당좌구撞座區에는 17개의 연밥을 중심으로 16엽의 복엽연판문을 양각으로 시문하였다. 외구外區에는 연화당초문을 둘렀으며 상단에는 세 개의 고리가 달려있다. 금고 측면에는 명문이 일렬로 음각되어 있어 제작연대, 봉안처, 장인명을 확인할 수 있어 주목된다. 문양을 조각하는 솜씨가 뛰어나고, 주조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 청동고의 제작 기법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正豊二年丁丑五月日造上九月山文殊寺仁止戒林入重二十斤銀仙造’본 금고는 정축년(1157) 5월에 만들어 올렸다. 이는 구월산 문수사文殊寺에 봉안되었으며 발원자는 인지仁止와 계림戒林으로, 금고를 만든 장인은 은선銀仙이다.
금고 측면에는 ‘正豊二年丁丑五月日造上九月山文殊寺倀止戒林入重二十斤銀仙造’라는 명문이 일렬로 음각되어 있어 제작연대, 봉안처, 장인명을 확인할 수 있어 주목된다. 즉, 본 금고는 정축丁丑년(1157) 5월에 만들어 올렸으며 구월산 문수사에 봉안되었고, 발원자는 인지와 계림, 금고를 만든 장인은 은선임을 알 수 있다. 정풍은 고려에서만 쓰인 연호로 금金의 정륭正隆연간을 의미하는데, 고려 태조의 부왕 륭의 휘諱를 피해 풍豊으로 대체한 것이다.
본 출품작과 유사한 함양 등구사登龜寺 소장 <미륵원명彌勒院銘 청동북>이 지난 10월 보물로 지정되었다. 두 작품은 형태 및 명문표기법 등에서 매우 흡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으나 본 출품작의 제작시기가 33년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