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인년丙寅年 가례嘉禮, 즉 1866년 고종과 명성황후 가례 시에 사용되 었던 기명器皿이다.
저부의 굽 주변에는 한글로 ‘병인가례시큰뎐고간대듕쇼이십듁’과 같은 명문이 점각되어 있어 확실한 연대와 사용처, 제작 수를 확인할 수 있다.
‘병인’은 전술하였듯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가 행해졌던 1866년으로 판단되며 ‘큰뎐고간’은 대전大殿의 곳간을 뜻한다. ‘대듕쇼’는 大, 中, 小 를, ‘이십듁’은 20죽(1죽=10개)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작품은 병인년 고종 가례 시에 대전 곳간에서 쓰인 大·中·小 200개의 그릇 중 하나 임을 알 수 있다. 즉, 이러한 명문을 통해 확실한 사용처와 ‘병인년’이라는 연대가 기록되어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실물 자료로서 중요하다. 또한 우측 호의 굽 안쪽에는 ‘大進’이 청화안료로 쓰였다. 이는 ‘進’, ‘別進’ 등의 청화 명문과 함께 왕실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어 이 호들의 가치를 짐작해볼 수 있다.
구연부는 내려갈수록 사선으로 좁아지며 구체의 몸체와 연결된다. 굽은 짧은 직선형태이다. 경부에는 횡선문, 견부에는 여의두문, 몸체에는 칠보문이 청화안료로 시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