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나전함은 전면의 무문無紋 원형 앞바탕에 길게 내려오는 뻗침대가 현대적 감각을 느끼게 한다. 뚜껑 상단은 구획선을 넣어 안쪽에는 봉황이 오동나무 아래서 어린 새끼들과 노닐고 있는 모습과 구름과 태양, 바위와 대나무를 장식했으며 그 밖으로는 꽃문양을 돌리고 외부는 뇌문을 돌렸다. 가득 메워진 나전장식의 공력이 화려함으로 다가온다. 함 양측면에는 흐드러진 나무 아래로 물고기들이 모여있는데 나무 아래 바위의 표현이 고려청자의 역상감 기법과 유사하게 바위 외곽에 나전을 붙였다. 극히 드문 기법으로 작가의 창의성을 느낄 수 있다. 전면에는 좌측에는 태양 아래 소나무와 사슴, 우측에는 달 아래 매화나무와 학이, 후면에는 바위와 대나무가 장식, 그 위로 만자로 타공된 경첩 세 개가 부착되어 있다. 내면은 붉은 칠이 되어있다. 장생의 의미를 가득 담은 본 출품작은 보관상태가 양호하며 옷이나 귀중품을 담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