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한주는 홍상한(洪象漢, 1701-1769)의 증손으로 현감, 군수 등을 역임 했다. 시문에 능하여 대표 저서로는 『해옹시문집海翁詩文集』, 『지수 염필智水拈筆』이 있다. 홍석주(洪奭周, 1774-1842), 홍길주(洪吉周, 1786-1841), 홍한주 등으로 연결되는 경화세족京華世族 풍산豐山 홍씨 가문의 저서들을 통해서 19세기 지식장의 한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홍한주의 재종형 홍석주, 홍길주는 손꼽히는 장서가들로 이들이 모은 수만 권의 장서는 홍한주에게 당대 청의 지식을 전해주는 창구가 되었을 것이다.
본 작품은 홍한주의 『해옹시고海翁詩藁』에 수록된 작품으로 『해옹시 고』는 60대 후반까지의 홍한주의 시문을 포함하고 있다. 본 작품은 『해 옹시고』의 권5 문소집聞韶集에 수록 되어있는 <문소루聞韶樓>로 칠언 율시七言律詩이다. 문소聞韶는 경상도 의성義城의 옛 지명인 점, 시의 말미에는 지현知縣이라고 되어있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홍한주가 1847 년부터 1849년까지 3년간 의성 현감으로 재임한 시절에 지은 작품이다.
迢遞西樓倚碧空 아스라이 서쪽 누각이 푸른 공중에 걸려
秋來憑眺思無窮 가을이 되어 바라보니 생각이 끝이 없어라 人家犬吠鷄鳴裏 인가에 개가 짖고 닭이 짓는 곳이고
官道山圍水遶中 도로는 산이 감싸고 물이 두른 곳일세
墟市半藏楊柳雨 저자는 버들에 내리는 비로 반쯤 가렸고
陂塘欲動芰荷風 방죽은 연꽃에 부는 바람에 움직이려 하는데 珠簾玉笛渾何在 구슬주렴과 옥피리는 모두 어디 있는지
佳句如今恨不同 아름다운 시구도 지금은 조금도 닮지 않았네 知縣洪翰周 지현 홍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