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폭]
疎影橫斜巧畵成 성긴 그림자 가로 비끼어 교묘한 그림 이루니
任他玉笛起江城 마음대로 옥 피리가 강가 성에서 일어나네
月黃昏處吾無隱 황혼녘 달빛 비치는 곳에 나는 숨지 않으니
不盡暗香滿室淸 끝없는 그윽한 향기 퍼져 온 방안이 맑네
[인문] 絡靑軒主, 金殷鎬印, 以堂
[2폭]
鏤瓊爲珮翠爲裳 옥돌 새겨 패옥 만들고 푸른 잎이 치마 되니
冷落遊蜂試采香 영락하여 떠도는 벌이 난초향기를 따르려 하네 [인문] 絡靑軒主, 金殷鎬印, 以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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粲粲金英美可餐 선명한 금빛 국화꽃이 먹기에도 알맞은데
九秋風露耐淸寒 늦가을 바람 이슬에 추위를 견디며 피네1)
1) 명 유기(劉基, 1311-1375)의 <국화그림에 쓰다[題墨菊]>라는 시의 일 부이다.
[인문] 絡靑軒主, 金殷鎬印, 以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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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里高風不自由 만리의 높은 바람에 스스로 자유롭지 못해
琅玕掀舞一天秋 옥 같은 대나무 춤을 추니 온 하늘이 가을일세2)
2) 원 장순자(張舜咨, ?-?)의 <대나무에 대해[題竹]>라는 시의 일부이다. [인문] 絡靑軒主, 金殷鎬印, 以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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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遠益淸 연꽃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3)
3) 북송北宋의 유학자 주돈이(周敦頤, 1017-1073)의 <애련설愛蓮說> 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인문] 絡靑軒主, 金殷鎬印, 以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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嫣然只是洛陽春 아리따움은 다만 낙양의 봄빛 아래더니
水墨丹青總幻身 수묵으로 그린 그림으로 온통 몸이 변했네
花若有情應解笑 꽃이 만약 정이 있다면 응당 웃을 줄 알건만
品題空自出詩人 그 품평이 부질없이 시인에게서 나오네4)
4) 명 정민정(程敏政, 1445-1499)의 <대낭중의 묵모란에 쓰다[題冀 郎中墨牡丹]>라는 시이다.
[인문] 絡靑軒主, 金殷鎬印, 以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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孤心只在葉中央 외로운 심이 다만 잎의 중앙에 있다가
一夕抽開二尺長 하루 저녁에 뽑혀 올라 두 자나 길어지네5)
5) 청 굴대균(屈大均, 1630-1696)의 <파초芭蕉>라는 시의 일부이다. [인문] 絡靑軒主, 金殷鎬印, 以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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幽香生自性根來 그윽한 향기는 저절로 뿌리로부터 나오고 竝蒂偏從冷處開 나란한 꼭지가 유독 서늘한 곳에서 피네 不識人間塵土味 인간세상 티끌먼지의 맛을 알지 못하니 萬花須讓此仙才 모든 꽃들은 이 신선 자질에 양보해야하리 己卯冬 以堂瀉 기묘년 이당이 그리다.
[인문] 絡靑軒主, 金殷鎬印, 以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