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연(洪大淵, 1749-?)은 문인화가 홍세섭(洪世燮, 1832-1884) 의 백조부伯祖父로 돈녕도정敦寧都正을 지냈다. 그는 1818년 번화한 곳을 버리고 수의곡繡衣谷에 은거하며 그림을 즐겼다. 그의 유작은 국립 중앙박물관 소장 <쌍로담소도雙老談笑圖>, <현폭도懸瀑圖> 등산수화 몇 점만이 전해진다.
花隱 화은
百種花名擅日南 무수한 꽃 이름 가운데 남녘에서 제일인데 緣階植共牡丹叅 계단을 따라 함께 심어 모란과 함께 했네 箇中奇品誰相似 그 가운데 기이한 품종은 무엇과 비슷할까 越國佳人停半紺 월나라 아름다운 여인의 반쯤 푸른 빛일세.
葉翠花紅紺復酣 푸른 잎 붉은 꽃 감색에다 다시 불그스레 艶容粧在小庭南 작은 뜰 남쪽에서 곱게 단장하고 서 있네 瑤池故遣仙娥醉 아름다운 연못에 일부러 취한 선녀 보냄에 恨不氷姿與並叅 희디흰 그 모습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네.
芳姿綽約態新含 아릿답고 꽃다운 그 자태 새롭게 단장하니 姑射仙人倚醉酣 고야산의 신선이 술에 흠뻑 취해 기댄 듯 第一楊州萬花會 제일가는 양주 땅이라 뭇 꽃들 다 모이니 蔡卿風韻太癡憨 채경의 풍운이라 한들 너무도 어리석으리.
觀音現世面初酣 관음보살이 이 세상에 나서 처음으로 즐기니 玉露沾腮媚更含 옥같은 이슬 뺨에 아롱지고 눈썹에도 머무네 春盡廣陵無一語 광릉 땅에 봄이 다가도록 아무 말도 없으니 樊川諸子漫停驂 번천의 뭇 선비들 하릴없이 말을 세웠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