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장은 이정李霆, 신위申緯와 함께 묵죽화에 있어서 조선시대 3대 화가로 꼽힌 다. 직선적인 죽절의 묘사와 같은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가풍을 계승한 면도 확인되 지만 전체적으로 조선 중기를 풍미했던 탄은 이정의 묵죽화풍을 계승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조선 후기 여러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세황이 “예전에 석양공자石 陽公子(이정)가 있어 이 기법이 아주 절묘했는데, 근세에 유수운柳岫雲이 석양공 자의 뒤를 따랐다고 할 만하다”라고 한 것이나, 추사 김정희가 “수운의 죽법은 바로 허주虛舟 이징李澄과 석양정 일파가 서로 전한 것이다”라고 언급한 것들이 그 대표 적인 예이다. 본 작품은 대나무에 눈이 소복하게 쌓인 모습을 수운 유덕장이 1724년에 그린 작품 이다. 유덕장의 묵죽도는 강한 기세와 단호함을 간략하고 명료하게 묘사하였고, 동시에 온아하고 서정적인 정취를 강조하고 있다. 그의 담박하고 유연한 필법은 묵죽의 군자적인 상징성과 시적인 정취를 화면에서 구현하고 있다.
歲甲辰臘 峀雲 無心翁 爲雲山主人 寫 갑진년(1724) 섣달에 수운 무심옹이 운산주인을 위해 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