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형에 해당하는 청자 화분으로, 둥글고 도톰한 구연부를 밖으로 말아 처리하였다. 구연부로 갈수록 완만하게 외반하는 형태이며 네 줄의 문양대로 장식하였다. 주문양대는 국화접문이며 동체 중앙을 돌대로 구획하고 그 안에 이중 방형틀을 백상감한 뒤 시문하였다. 국화문은 청자화분에서 시문 비율이 높은 편이며 상감으로만 장식된다. 본 화분의 국화문은 꽃은 백상감, 줄기는 흑상감으로 하였고 나비도 양쪽에 같은 곳에 위치하는 것으로 보아 비교적 도안화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면은 버드나무 문양으로 장식하였는데 큰 줄기는 백상감하였고 버들잎은 흑상감하여 양쪽으로 대칭구도를 이룬다. 최상부는 뇌문으로, 상부는 당초문으로 장식하였다. 하단부는 상부의 문양대와 달리 음각으로 이중연판문을 시문하여 장식하였다.
화분은 삼국시대부터 제작,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실물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명확히 알 수 없다. 고려시대 문헌기록에서부터 화분의 색과 재질을 가리키는 명칭인 분盆·와분瓦盆·옥분玉盆·석분石盆·청분靑盆·소분小盆·화자花甆 등이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고려시대에는 도기, 자기, 옥 등으로 제작된 화분이 공존했음을 알 수 있다. 청자가 제작되며 기존에 도기로 만들었던 기종이 청자로도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제작 경향의 흐름에 따라 도기화분과 청자화분도 조형적으로 상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청자 화분은 이전시기부터 이어진 왕실, 귀족의 화훼 애호취미와 화훼를 화분에 심어 숭상하는 문화가 이어졌고 송대 문인들의 화보가 고려로 유입되며 발달된 분재문화로 제작이 성행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김소영, 「高麗時代 靑磁花盆 硏究」,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한국미술사전공 석사학위논문, 2015.
[참고도판]
1. <청자상감국화문화분편靑磁象嵌菊花文花盆片>, 고려, 전남 강진 출토, 현재길이 13.7, 현재너비 6.6, 국립중앙박물관 소장(고적 13241)
2. <청자상감국화문화분靑磁象嵌菊花文花盆>, 고려, 전남 강진 출토, 高 17.7, 국립광주박물관 소장(광주 50543)